확증 편향의 정의와 인지 기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인간의 인지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한 편향 가운데 하나로,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는 신념과 가설, 기대를 지지하는 정보를 골라서 찾고, 주목하고, 기억하고, 해석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Peter Wason 이 1960 년에 고안한 2-4-6 과제가 이 편향을 실험으로 처음 보여 주었다. 확증 편향은 세 가지 수준에서 작동한다. (1) 정보 탐색의 치우침: 자신의 가설을 확인해 주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찾고 반증하는 정보는 찾지 않는다, (2) 해석의 치우침: 모호한 정보를 자신의 신념에 들어맞는 방향으로 해석한다, (3) 기억의 치우침: 신념을 지지하는 정보는 더 잘 기억하고 어긋나는 정보는 쉽게 잊어버린다. 확증 편향은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효율적인 정보 처리 전략이었다고 여겨지지만, 복잡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체계적인 오류를 낳는 원인이 된다.

대인관계에서 작동하는 확증 편향

확증 편향은 대인관계에서 특히 강하게 작동한다. 첫인상이 한번 형성되면 그 뒤에 들어오는 정보는 첫인상을 확인해 주는 방향으로 해석되기 쉽다. 상대에 대해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니면 신뢰를 뒷받침하는 행동에 눈길이 가고 그와 어긋나는 행동은 가볍게 넘긴다. 반대로 이 사람은 차갑다는 신념을 지니면 차가움을 드러내는 행동에 주목하고 따뜻한 행동은 예외로 처리해 버린다. Gottman 이 널리 사용하는 긍정적 감정 우위(Positive Sentiment Override)와 부정적 감정 우위(Negative Sentiment Override)라는 개념은 확증 편향이 관계 안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안정된 커플은 상대의 행동을 호의적으로 해석하고, 불안정한 커플은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한번 부정적 감정 우위에 빠지면 상대의 긍정적인 행동조차 다른 속셈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회복이 어려워진다.

궁합 결과를 읽을 때의 확증 편향

확증 편향은 궁합 진단 결과를 읽을 때에도 작동한다. 궁합이 좋다는 결과를 받으면 상대의 좋은 면만 바라보다가 문제를 놓치게 된다. 궁합이 나쁘다는 결과를 받으면 사소한 마찰까지 과대하게 받아들여, 충분히 이어 갈 수 있었던 관계를 미리 접어 버린다. 두 경우의 기제는 같다. 결과 자체가 하나의 신념이 되어 그 뒤에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억할지를 미리 걸러 내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는 궁합이 좋다 또는 나쁘다는 한마디로 기억하기보다 강점과 과제를 함께 구체적으로 읽어 두는 편이 좋다. 하나의 분류 딱지는 확증 편향이 가장 쉽게 키우는 종류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다 읽은 뒤에 상대의 행동을 치우치게 해석하고 있지 않은지 한 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편향의 영향은 줄어든다. 이 되돌아봄은 경향 자체를 지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동적인 해석이 그대로 진행되기 전에 의식적인 확인을 한 박자 끼워 넣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