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홍수의 생리학적 기제

감정적 홍수(Emotional Flooding)는 John Gottman 이 커플 연구를 하면서 확인한 현상으로, 갈등 상황에서 심장 박동수와 혈압, 코르티솔 분비 같은 생리적 각성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떨어져서 이성적인 사고나 공감적인 응답이 불가능해지는 상태를 가리킨다. Gottman 은 심장 박동수가 대체로 분당 100 회를 넘는 지점을 그 기준으로 든다. 이 수준에 이르면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 활성화되어 상대를 위협으로 지각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상대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는 능력이 떨어지고, 상대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쉬워지며,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진다. Gottman 은 감정적 홍수에 빠지기 쉬운 커플일수록 관계가 불안정해지기 쉽다고 보고한다.

감정적 홍수의 방아쇠와 개인차

감정적 홍수를 촉발하는 방아쇠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상대에게서 오는 비판과 경멸, 공격적인 말투, 과거의 상처를 건드리는 말 등이 전형적인 계기가 된다. 개인차의 관점에서 보면 신경성이 높은 사람이 감정적 홍수에 더 쉽게 빠진다. 위협을 감지하는 민감도가 높은 것이 배경에 있다고 여겨진다. 애착 유형과의 관련에서는 불안 애착인 사람이 버림받을 것에 대한 불안이 활성화될 때 홍수 상태에 빠지기 쉽고, 회피 애착인 사람은 친밀함에 대한 요구가 커질 때 홍수 상태에 빠지며 그 결과로 담쌓기(Stonewalling)에 이르기 쉽다. Gottman 은 남성이 여성보다 감정적 홍수에 더 쉽게 빠지고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생리적 각성이 더 급격하게 올라가고 기저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느린 점이 그 배경으로 제시된다.

감정적 홍수에 대한 대처와 궁합에 주는 시사

Gottman 은 감정적 홍수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자기 진정(Self-Soothing)과 잠시 멈춤을 권한다. 홍수 상태를 알아차렸다면 최소한 20 분 동안 휴식을 취하고, 깊은 호흡과 근육 이완, 기분 전환 등으로 생리적 각성을 낮춘 뒤에 대화로 돌아온다. 중요한 것은 이 멈춤이 도피가 아니라 건설적인 중단이며, 반드시 대화로 돌아오겠다고 서로 약속한다는 점이다. 다투지 않는 평상시에 둘 중 누가 더 홍수에 빠지기 쉬운지를 서로 알아 두면 도움이 된다. 양쪽 모두 홍수에 빠지기 쉬운 경우, 곧 신경성이 높은 사람끼리인 경우에는 갈등이 커지기 쉽고 두 사람이 함께 침착함을 잃는 부정적 확대의 위험이 높다. 한쪽은 홍수에 빠지기 쉽고 다른 한쪽은 침착함을 지킬 수 있는 경우에는 침착한 쪽이 감정의 조절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그 부담이 한쪽으로 치우칠 위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