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의 기능과 정서 안정

세로토닌 (5-hydroxytryptamine, 5-HT)은 뇌줄기의 솔기핵 (Raphe Nuclei)에서 합성되어 대뇌 피질, 변연계, 시상하부 등 뇌 전체로 폭넓게 투사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의 주된 기능은 정서를 안정시키는 것이며, 불안과 우울과 공격성을 억제하는 일, 충동을 조절하는 일, 수면과 각성의 리듬을 맞추는 일에 관여한다. 세로토닌계의 기능이 떨어지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이어지며, 이들의 치료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가 쓰인다. 성격심리학과의 관련에서는 세로토닌계의 활동이 빅파이브 (Big Five)의 신경성과는 부적 상관을, 친화성과는 정적 상관을 보인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세로토닌 운반체 유전자 (5-HTTLPR)의 다형성은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의 개인차와 관련되며, 짧은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스트레스가 큰 생활 사건을 겪을 때 우울증이 발병하기 쉽다는 견해가 있다 (다만 이 결과의 재현성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연애와 세로토닌의 관계

Donatella Marazziti 가 이끄는 이탈리아 연구팀은 1999 년에, 연애를 시작한 지 6 개월이 지나지 않은 사람들의 혈소판 세로토닌 운반체 밀도가 강박장애 (OCD) 환자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연애 초기에 나타나는 침입적 사고, 즉 상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는 현상이 강박장애의 강박 사고와 비슷한 신경화학적 기반을 갖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로토닌이 떨어지면 특정한 대상에 생각이 달라붙는 현상이 촉진되어, 연애 초기의 "상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상태가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이 저하가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보고가 있다는 것이다. 연애 초기의 고조된 상태는 생물학적으로도 한때의 상태로 보인다. 세로토닌의 회복은 관계가 열정적 사랑에서 우애적 사랑으로 옮겨 가는 시기와 겹치며, 도파민의 감쇠와 옥시토신의 증가와 나란히 진행된다.

세로토닌과 장기적인 관계의 질

장기적인 관계에서 세로토닌계는 정서의 안정성을 통해 관계의 질에 기여한다. 세로토닌계의 기능이 양호한 사람은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갈등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감정적 범람에도 잘 빠지지 않는다. 이는 Gottman 이 지적한 '감정적 범람'을 막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세로토닌은 충동 조절에 관여하기 때문에, 분노가 폭발하거나 심한 말을 내뱉거나 물건을 던지는 것 같은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억제한다. 커플의 궁합에서 양쪽 모두 세로토닌계의 기능이 양호하다면 차분하고 안정된 관계가 유지되기 쉽다. 반면 한쪽의 세로토닌계 기능이 낮은 경우 (신경성이 높은 것과 관련될 수 있다)에는 감정의 기복이 관계에 스트레스를 준다.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생활 습관, 즉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햇볕 쬐기, 트립토판이 들어 있는 식사를 함께 실천하는 것이 커플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다툴 때 상대의 반응이 격한 것은 "배려가 부족하다"로 읽히기 쉽지만, 그 위에 수면 부족이나 피로처럼 생활 쪽의 요인이 얹혀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서로 어느 시기에 쉽게 흔들리는지를 파악해 두고, 그 시기에는 무거운 화제를 꺼내지 않는다거나 먼저 쉰 뒤에 이야기한다는 식의 단순한 약속을 마련해 두는 편이, 성격 자체를 바꾸려 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