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성 가설의 이론적 바탕

상보성 가설(Complementarity Hypothesis)은 정반대끼리 서로 끌린다(Opposites attract)는 통속적인 믿음을 이론의 형태로 다듬은 것으로, Robert Winch 가 1958 년에 체계적으로 제창했다. Winch 의 욕구 상보성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지닌 상대에게 끌리며, 서로의 욕구를 채워 주면서 관계가 성립한다. 예를 들어 지배적인 사람은 순응적인 사람에게 끌리고, 돌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끌린다는 식이다. 이 이론은 정신분석의 사고방식과도 잘 어울려서, 자신의 무의식적인 측면을 남에게 투사한다고 보는 Carl Jung 의 그림자 개념과 연결지어 이야기되기도 한다. 상보성 가설은 직관적으로 매력이 있어서 문학이나 영화에서도 정반대인 커플은 늘 인기 있는 소재로 쓰인다.

실증 연구의 결과와 제한된 지지

그러나 실증 연구의 결과는 상보성 가설에 제한된 지지만을 보내고 있다. 여러 메타분석이 보여 주듯이 전반적으로는 유사성이 대인 매력과 관계 만족도를 예측하는 요인으로서 더 일관되게 강하다. 다만 특정한 차원에서는 상보성이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증거가 가장 분명한 것은 지배성과 순응성의 차원이며, 대인관계 원형 모델(Interpersonal Circumplex)에 기반한 연구에서는 한쪽이 주도하고 다른 한쪽이 따라가는 지배성의 상보성이 상호작용을 매끄럽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외향성과 내향성의 조합에서는 외향적인 쪽이 사교의 자리를 이끌고 내향적인 쪽이 깊이 있는 경청을 제공하는 상보적인 역할 분담이 잘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보성이 유효하게 작동하는 영역은 행동 양식의 차원이고, 가치관이나 태도의 차원에서는 유사성이 우위에 있다는 구분이다.

궁합 진단에서 상보성을 활용하는 방법

같은 차이가 어떤 날은 분담처럼 보이고 어떤 날은 불만의 씨앗이 된다. 상보성을 자기 관계의 설명으로 쓰려면 그 차이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를 정하는 조건을 먼저 알아 두는 편이 낫고, 그 몫은 대체로 세 가지 구분이 맡는다. 첫째, 상보성이 작동하는 차원과 유사성이 중요한 차원을 분명히 나누는 것이다. 개방성의 하위 척도인 가치에 반영되는 가치관이나 신경성으로 측정되는 정서적 안정성에서는 유사성이 중요하지만, 외향성의 일부와 성실성의 일부처럼 행동 양식에 해당하는 부분에서는 상보성이 유효할 수 있다. 둘째, 상보성은 결점을 서로 메워 주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조합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쪽이 계획을 세우고 다른 한쪽이 유연하게 대응하며, 한쪽이 큰 흐름을 보고 다른 한쪽이 세부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식으로, 하나의 팀으로서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의 관점에서 평가한다. 셋째, 상보성이 작동하려면 서로의 차이를 결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 전제가 빠지면 상보성은 그저 맞지 않는다는 경험으로만 남는다. 세 번째 전제가 흔들리고 있는지는 입에서 나오는 말로 가려낼 수 있다. 상대의 그 성향을 그 점은 덕을 본다고 말할 수 있는 동안에는 상보성으로 작동하고 있고, 또 저런다로 바뀌면 같은 차이가 불만을 쌓아 두는 자리가 된 것이다. 잘 맞물리던 시절에 상대의 무엇을 고맙게 여겼는지 떠올려 한 번 말해 보는 것에서 시작해도 된다. 유사성 가설과 연구 증거를 견주어 본 내용은 해설 기사 유사성 대 상보성 - 닮은 사람끼리와 정반대, 어느 쪽이 오래 이어지는가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