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대처의 이론적 틀

공동 대처(Dyadic Coping)는 스위스의 심리학자 Guy Bodenmann 이 1990 년대에 체계화한 개념으로, 커플이 스트레스에 대해 두 사람 사이에서 협력하여 대처해 나가는 과정을 가리킨다. 종래의 스트레스 대처(Coping) 연구는 개인 수준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Bodenmann 은 친밀한 관계에서는 스트레스가 반드시 상대에게 번져 가며(스트레스의 교차: Stress Crossover) 대처 또한 두 사람 사이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계적 이자 교류 모델(Systemic Transactional Model: STM)에 따르면 공동 대처의 과정은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 (1) 한쪽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전달한다(스트레스 의사소통), (2) 상대가 스트레스의 신호를 지각하고 해석한다, (3) 상대가 대처 행동으로 응답한다. 이 응답의 질이 관계 만족도와 관계의 안정성을 좌우한다.

공동 대처의 종류와 양상

Bodenmann 은 공동 대처를 몇 가지 종류로 나누었다. 긍정적인 공동 대처에는 상대의 스트레스에 대해 공감과 조언,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지지적 이자 대처(Supportive Dyadic Coping)와 두 사람이 힘을 모아 공통의 스트레스원에 함께 맞서는 공동 이자 대처(Common Dyadic Coping), 그리고 한쪽이 상대에게 부탁해 집안일이나 각종 절차 같은 구체적인 부담을 넘기는 위임적 이자 대처(Delegated Dyadic Coping)가 있다. 부정적인 공동 대처에는 상대의 스트레스를 가볍게 여기거나 비판하는 적대적 이자 대처(Hostile Dyadic Coping), 겉으로는 지지하지만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는 기색이 전해지는 양가적 이자 대처(Ambivalent Dyadic Coping), 형식적인 지지에 그치고 진정한 공감이 없는 표면적 이자 대처(Superficial Dyadic Coping)가 있다. 긍정적인 공동 대처가 잦은 관계에서는 만족도가 유지되기 쉽고, 부정적인 공동 대처가 겹치면 만족도는 떨어지기 쉽다고 여겨진다. 특히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의사소통의 질이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분명하게 그러나 공격적이지 않게 전달하는 능력이 공동 대처의 출발점이 된다.

공동 대처와 성격 특성, 궁합

공동 대처의 양상은 빅파이브의 성격 특성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은 지지적인 공동 대처를 제공하기 쉽고 상대의 스트레스에 공감적으로 응답한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문제 해결형의 지지, 곧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편이다.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 의사소통이 부정적으로 흐르기 쉬워서 불만이나 비판의 형태로 표출되고, 상대가 건네는 지지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감정 표출이 풍부해서 스트레스의 전달이 분명하지만, 내향적인 상대는 스트레스를 안으로 눌러 담기 쉬워서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쌓여 간다. 두 사람의 대처 방식이 어떻게 조합되는지는 스트레스가 겹치는 시기의 어긋남으로 드러난다. 특히 한쪽은 정서적 지지를 바라는데 다른 한쪽은 문제 해결형 지지를 제공하는 어긋남은 자주 나타난다. 이 '지지의 불일치'가 평소에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서로에게 여유가 있기 때문일 뿐이다. 정말로 시험에 드는 때는 두 사람 모두 손이 모자라, 상대의 의도를 헤아릴 힘이 가장 적게 남은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