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인분석의 기본 원리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은 다수의 관측 변수들 사이에 나타나는 상관 양상을 분석해, 그 뒤에 놓인 소수의 잠재적 구성 개념, 곧 요인을 찾아내는 다변량 통계 기법이다. Charles Spearman 이 1904 년 지능 연구에서 처음 사용한 이 기법은 성격심리학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해 왔다. 기본 착상은 이렇다. 여러 문항이 서로 높은 상관을 보인다면 그 문항들은 공통된 잠재 요인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예컨대 "모임을 좋아한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 "혼자 있으면 지루하다"라는 세 문항이 서로 높은 상관을 보인다면, 그 뒤에 "외향성"이라는 공통 요인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요인분석은 이러한 추정을 수학적으로 엄격하게 수행하는 방법이며, 각 문항이 어느 요인과 얼마만큼 관련되는지를 요인 부하량으로 산출한다.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
요인분석은 크게 두 가지 접근으로 나뉜다.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은 데이터의 구조에 대해 미리 가설을 세우지 않고, 데이터 자체에서 요인 구조를 발견하기 위해 쓰인다. 빅파이브 모델의 발견이 바로 이 접근의 성과였다. 성격을 기술하는 수천 개의 형용사를 요인분석에 넣은 결과 5 개의 요인이 되풀이해 떠올랐던 것이다. 이에 비해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은 이론적으로 가정된 요인 구조가 데이터에 잘 맞는지를 검증하는 데 쓰인다. 빅파이브 모델이 확립된 뒤로는 새로운 표본이나 다른 문화권 표본에 CFA 를 적용해 5 요인 구조가 재현되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수없이 이루어졌다. EFA 에서는 요인의 회전 방식(배리맥스 회전, 프로맥스 회전 등)을 어떻게 고르느냐가 결과에 영향을 주므로, 연구자의 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성격 연구에서 요인분석이 갖는 의의와 한계
요인분석은 성격심리학에 과학적 토대를 마련해 준 방법론이며, 혈액형 성격 판단처럼 주관적인 성격 유형론과는 뚜렷이 선을 긋는 실증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 빅파이브 모델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다른 연구자가 서로 다른 표본으로 요인분석을 해도 한결같이 같은 5 개 요인이 추출된다는 재현성의 높이에 있다. 그러나 요인분석에도 한계가 있다. 첫째, 요인의 개수를 정하는 데는 연구자의 판단이 필요하며 5 요인이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Ashton 과 Lee 는 6 요인 모델인 HEXACO 를 제안했다. 둘째, 요인분석은 선형적인 관계만 포착할 수 있어서 성격 특성들 사이의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놓칠 수 있다. 셋째, 요인분석은 변수들이 함께 변하는 양상을 기술하는 것이지 인과 관계를 보여 주지는 않는다. 요인분석이 뽑아내는 차원은 질문에 답하는 경향을 요약한 이름표이며, 성격을 이루는 부품 그 자체는 아니다. 그래서 차원의 수치는 눈앞의 상대와 주고받는 구체적인 대화까지 맞혀 주는 데에는 이르지 못한다. 5 개의 축을 "사람의 경향을 훑어보기 위한 약도"로 읽어 두면, 결과를 맞았는지 틀렸는지의 둘 중 하나로 껴안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