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 원리의 개요
성숙 원리(Maturity Principle)는 Brent Roberts 등이 2000 년대에 제시한 성격 발달의 법칙성으로, 성인기를 거치면서 성격 특성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나이가 들면서 친화성(Agreeableness)과 성실성(Conscientiousness)이 상승하고 신경증(Neuroticism)이 낮아진다. 외향성의 경우 사회적 지배성(주장성)은 상승하지만 사회적 활력(사교성)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개방성은 젊은 성인기에 정점에 이르고 그 뒤로는 완만하게 낮아진다. 이러한 변화의 방향은 여러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변화의 폭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방향성은 대체로 보편적이다. 성숙 원리는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믿음과 어긋나는 중요한 지식이며, 궁합 진단에서도 지금의 성격이 앞으로도 같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관점을 제공한다.
성숙 원리의 기제
성숙 원리가 나타나는 기제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제시되어 있다. 사회적 투자 원리(Social Investment Principle)에 따르면, 성인기에 새로 얻게 되는 사회적 역할(취업, 결혼, 양육)이 성격 변화를 촉진한다. 일은 성실성을 요구하고, 친밀한 관계는 친화성을 요구하며, 커지는 책임은 정서적 안정성을 요구한다. 이러한 역할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그에 대응하는 성격 특성이 강화된다. 유전적 성숙 가설은 성격 변화의 일부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발달 과정임을 시사한다. 쌍둥이 연구에서는 성격의 변화에도 유전적 요인이 관여한다는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인생 경험의 축적, 대인관계 기술의 향상, 자기 인식의 심화 등도 기여한다. 다만 성숙이 저절로 진행되는 일은 아니다. 사회적 역할에 얼마나 관여하는지, 경험에서 얼마나 배우는지가 변화의 폭을 좌우한다고 여겨진다.
성숙 원리와 궁합의 장기적 전망
성숙 원리를 함께 놓고 보면, 궁합은 긴 시간 속에서 다르게 보인다. 첫째, 현재의 성격 프로필에 근거한 궁합 평가로는 미래의 궁합을 온전히 예측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성격이 모두 성숙의 방향으로 변한다면, 지금 있는 마찰이 앞으로는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젊은 시절에 신경증이 높은 커플이라도 나이가 들면서 정서가 안정되고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 둘째, 성숙의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한쪽이 빠르게 성숙하고 다른 한쪽이 더딘 경우 일시적인 불일치가 생길 수 있다. 셋째, 관계 자체가 성숙을 촉진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안정된 관계는 안전 기지로 기능하여 상대의 성장을 뒷받침한다. 그래서 지금 잘 맞는지만이 아니라, 두 사람이 변해 가는 방향이 서로 맞물리는지도 함께 볼 만하다. 같은 방향으로 자라려 하고 있는지, 서로의 성장을 받쳐 줄 뜻이 있는지가 길게 보았을 때의 궁합을 크게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