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복 시도의 정의와 종류
수복 시도 (Repair Attempt)는 John Gottman 이 커플 연구 과정에서 확인한 개념으로, 갈등 상황에서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점점 커지는 흐름을 끊고 관계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가리킨다. 수복 시도는 의식적으로 이루어질 때도 있고, 본인도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나올 때도 있다. 구체적인 형태로는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농담처럼 유머를 쓰는 것, 손을 잡거나 어깨에 손을 얹는 신체 접촉, "말이 심했어, 미안해" 같은 사과, "네 마음은 이해해" 처럼 공감을 드러내는 말, "지금 우리 대화가 잘 안 풀리고 있네" 처럼 대화 자체를 화제로 올리는 메타커뮤니케이션, 화제를 바꾸는 것, "내가 지금 굉장히 화가 나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 처럼 감정을 말로 옮기는 것 등이 있다. Gottman 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가운데 하나는, 수복 시도의 '질'보다 '성공률', 즉 파트너가 그 시도를 받아들이는지 여부가 관계의 안정성을 예측한다는 점이다.
수복 시도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
수복 시도가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는 주로 그 커플의 '감정 은행 계좌' (Emotional Bank Account) 잔고에 달려 있다. 평소에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충분히 쌓여 있는 커플에서는 다소 서툰 수복 시도라도 받아들여지기 쉽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이 누적된 커플에서는 아주 능숙한 수복 시도조차 거부당하기 쉽다. 다시 말해 수복 시도의 성공은 갈등 장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소 관계의 질이 그대로 드러나는 결과다. 애착 유형과의 관련에서 보면, 안정형인 사람은 수복 시도를 자주 하고 파트너의 수복 시도에도 잘 반응한다. 불안형인 사람도 수복 시도를 하지만 그 방식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흐르기 쉬워, 회피형 파트너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경우가 있다. 회피형인 사람은 수복 시도를 하는 빈도가 낮고, 파트너가 보내는 수복 신호 자체를 알아차리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수복 시도와 궁합 진단에 대한 응용
수복 시도는 커플의 '회복력' (Resilience)이 실제로 드러나는 자리다. 모든 커플은 갈등을 겪지만, 갈등이 지나간 뒤에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지가 장기적인 안정성을 결정한다. 빅파이브 (Big Five)와의 관련에서는 친화성이 높을수록 수복 시도의 빈도와 수용성이 모두 높아지는 정적 상관을 보인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유머나 언어적인 수복 시도를 쓰는 경향과 이어지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사과하고 책임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이어진다. 어려운 점은 수복 시도를 자기 쪽 어휘로 건네면 상대가 그것을 수복의 신호로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한쪽은 유머로 관계를 풀려 하고 다른 한쪽은 진지한 사과를 기대하는 경우, 그 유머가 "문제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다투는 중에 번역하기는 어려우니, 평소에 '내가 이걸 하면 그만하고 화해하고 싶다는 뜻'인 행동을 하나씩 말해 서로 교환해 둔다. 농담을 던지든, 차를 한 잔 내오든, 어깨에 손을 얹든, 무엇을 하는지보다 그것이 상대의 목록에 올라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